장소: 대우재단빌딩
발표자: 박지윤
인간이 법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인가. 흔히 예술이 창조와 관련되는 반면에 법은 이를 규율하기 때문에 양자는 서로 대립적인 영역에 속한다고 생각되기 쉽다. 그러나 예술을 무엇이라고 보느냐에 따라 이는 달리 생각될 수 있다. 인류의 역사에서 예술이 오늘날의 개념을 갖게 된 것은 18세기에 이르러서이다. 그 전의 예술 개념은 기예에 가까운 뜻을 가지고 있었다. 흥미로운 점은 인간이 만들어 내는 법에도 이와 같은 기예-예술이 담당하는 영역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는 것이다. 영어 Art의 어원 중 하나는 라틴어 Ars인데, 실제로 법조문을 실천적·학술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전통적으로도 학예(ars juris)로 나타난 바 있다. 이 연구는 인간활동에서 매개되는 예술과 법의 접점을 예술의 고대 개념인 아르스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. 라틴어 아르스는 예술, 학예, 기예, 기술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되지만, 그 개념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. 이에 연구는 아르스 개념을 경유하여 삶을 만드는 법, 다시 말해 삶의 예술로서의 법과 인간 활동의 관계를 다시 묻고자 한다. 주지할 것은 이 질문이 실천적인 법학 및 법철학의 향방을 묻는 것과도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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